2020년 2월부터 스쿼트를 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매일 100개씩. ‘운동’이라는 것을 마음 먹고 하게 된 계기는 허리 통증때문이었다. (Squat의 규범 표기는 '스쾃'이지만 더 친숙하게 사용되고 있는 '스쿼트'로 표기하겠다.)
1년 전, 여느 때와 같이 일을 마치고 난 후 친구와 약속이 있어 주차장으로 걸어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쪽 발을 내딛는 순간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허리가 너무 아파 한 발자국도 더 걸을 수가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곧장 기다시피 한의원으로 찾아갔다. 그 일이 있기 전부터도 허리 통증이 있어 정형외과에 갔었던 적이 있고 허리디스크 초기 증상이라고 들었지만 심하지 않아 가끔 물리치료를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정말 하루 아침에 세수조차도 어려운 일이 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순간 이렇게 평생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다행히도 허리통증으로 찾아간 한의원의 추나요법과 침치료가 나와 잘 맞았고, 상태는 눈에 띄게 나아져 다시 불편함 없는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걸을 수 없을 정도의 허리 통증을 경험한 후, 삶의 질이 확연히 낮아짐을 경험한 후, 다시 그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허리 건강에 가장 좋은 운동이라는 '스쿼트'를 작정하고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하루 100개를 목표로 2020년 2월부터 시작하여 현재 6개월째 실천 중이다. 물론 하루도 안 빠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거나 몸이 안 좋을 때는 건너뛰기도 했지만, 그래도 매일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한달에 적어도 20일 이상은 하게 되었다.
하루에 스쿼트 100개를 한 후 나에게 나타난 변화는 무엇일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쿼트 100개를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똑같은 행동을 6개월 반복하면 그게 무엇이든 익숙해지고 쉬워질테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에는 10개만 해도 숨이 차서 100개를 25개씩 아침,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누어 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스쿼트 100개 정도는 쉽게 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좋아졌고, 워낙 저질 체력이었던지라 체력이 좋아졌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두번째 변화는 허리 통증이 사라져 꽤 오랜 시간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다. 하체와 허리 근육, 복근이 단단해지니 서 있을 때도 앉아 있을 때도 중심이 꽉 찬 안정된 느낌이 든다. 스쿼트는 나의 허리 통증을 없애주었을 뿐만 아니라 때때로 허리가 아프다며 누워서 책을 보다가 잠들어버리는 한심한 루틴에서 벗어나게 해준 고마운 운동이다.
세번째 변화는 몸매가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10년 정도 운동을 하지 않고 책상 앞에 오랜 시간 앉아있는 생활을 하다보니 엉덩이는 발뒤꿈치가 결승점인 것 마냥 분노의 질주를 했고, 나는 자연스레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풍성한 품의 옷을 선호하게 되었다. 스쿼트를 꾸준히 한 결과 엉덩이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흘러내릴 것 같은 몸에서 단단하고 건강한 몸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두 번의 임신과 출산 후 젊은 시절의 몸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들이는 노력과 정성대로 몸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20대와 30대보다 더 젊고 건강한 40대의 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스쿼트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그 효과는 매우 강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그 효과를 체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운동을 꾸준히 해보기를 정말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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