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첫째 아이가 눈두덩이 근처를 만지면 아프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이의 한 쪽 눈꺼풀이 빨갛게 부풀어 올랐고, 아이는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눈에 다래끼가 난 것이다...... 다래끼가 날 수도 있지. 그게 뭐 별건가. 흔하디 흔한 병인데.
한국이었으면 그냥 집 앞 안과에 바로 전화해 당일 예약을 하고 병원에 가서 고름을 짜든, 항생제 처방을 받든 그에 맞는 치료를 할 것이다. 치료비와 약값을 모두 더해도 만 원 남짓의 병원비가 들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간단한 문진만 받아도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청구하는 이상한 나라이기 때문에 정말 웬만한 것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들로 해결하게 된다. 물론 병원비를 보험 회사에서 대부분 커버해 주는 좋은 보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예외겠지만.
아이의 눈에 다래끼가 생긴 걸 확인하자마자 바로 노트북을 열고 다래끼를 낫게 하는 방법들을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시중약을 구입할 수 있는 Walgreen으로 달려가 다래끼를 진정시킬 수 있는 약품들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Stye Eye (다래끼가 난 눈을 영어로 'Stye Eye'라고 한다.)와 관련된 물품들이 따로 모아져 있어 필요한 것들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눈꺼풀을 깨끗이 닦아내기 위한 클렌징 패드와 다래끼를 진정시키는 안약, 그리고 다래끼 눈 전용 찜질팩, 혹시 밖에 나갈 것을 대비하여 안대를 구입한 후 약국을 나왔다.
집에 돌아와 아이의 눈두덩이 주변을 클렌징 패드로 닦은 후 안약을 넣어 주었다. 그리고 찜질을 하기 위해 눈 찜질팩을 열어 보았는데, 그 안에 촉감이 보드라운 천주머니와 귀엽게 작은 찜질팩이 들어 있었다. 나는 천주머니를 깨끗이 손빨래하고 말린 후 찜질팩을 넣어 아이의 눈에 온찜질을 해 주었다.
오전에 넣은 안약과 온찜질이 효과가 있었는지 저녁 무렵 아이의 부은 눈은 많이 가라앉았다. 다음 주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 간다. 6개월만이다. 물론 일주일에 두 번이지만. 그리고 언제 또 확진자가 나와 전면 온라인으로 바뀔지 모르지만 그래도 충분히 설렌다. 학교에 가기 전까지 다래끼가 제발 없어져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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