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상 이야기
- 안녕하세요, 작가님! _ 브런치 작가가 되다.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한 10년 정도 미뤘나 보다......) 2020년인 올해 6월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하였다.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정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잡고 싶은 마음에, 글로라도 잡아 볼까 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글을 쓴다는 것이 어느 정도는 예상했지만 이렇게 어려운 줄은 몰랐다. 하나의 주제, 혹은 어떤 특정한 경험에 대해 깊이 사색하고 그 생각을 잘 정리하여 온전히 글로 담아내는 일은 다이어리에 두세 줄 끼적이는 것과는 달랐다. 하지만 대단한 이슈에 대해 논하는 글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 일상에서 마주한 작고 사소한 일들을 일기처럼 풀어내는 건데 이게 이렇게 어려울 수 있는 건지...... 흰 바탕화면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자니 좌절감이 확 덮쳐왔다. 아...그동안 나는 '.. 더보기
- 정전의 나라 미국 지금 시각은 새벽 6시 30분. 언제부터 비가 온 걸까. 새벽 5시쯤인가....창문을 타닥 타닥 두드리는 빗소리에 눈을 떴다. 블라인드 틈으로 밖으로 내다 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곧 있으면 아침인데 아직도 한밤중인 것 마냥 칠흑같이 어두웠다. 저 멀리 가로등 불빛만이 검은 도화지에 그린 별처럼 빛났다. 커피를 내릴까. 말까. 어제 자기 직전에 커피 한 잔을 마셨으니 오늘 아침은 스킵하자...라고 마음먹은 뒤 생수병 하나를 집어 들고 책상에 앉았다. 쓰다 만 글들이 노트북 바탕화면 여기저기에 어수선하게 놓여있다. 왜 하나의 글을 깔끔하게 완성하고 다음 글로 넘어가지 못 하는 걸까. 멀티태스킹을 한답시고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벌인 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경험을 하면서도.... 글.. 더보기
- 미국에서 눈에 다래끼가 나면... 지난 밤 첫째 아이가 눈두덩이 근처를 만지면 아프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이의 한 쪽 눈꺼풀이 빨갛게 부풀어 올랐고, 아이는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눈에 다래끼가 난 것이다...... 다래끼가 날 수도 있지. 그게 뭐 별건가. 흔하디 흔한 병인데. 한국이었으면 그냥 집 앞 안과에 바로 전화해 당일 예약을 하고 병원에 가서 고름을 짜든, 항생제 처방을 받든 그에 맞는 치료를 할 것이다. 치료비와 약값을 모두 더해도 만 원 남짓의 병원비가 들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간단한 문진만 받아도 10만원이 넘는 금액을 청구하는 이상한 나라이기 때문에 정말 웬만한 것들은 병원에 가지 않고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들로 해결하게 된다. 물론 병원비를 보험 회사에서 대부분 커버해 주는 좋은 보험을.. 더보기
- 설거지가 즐거운 이유 코로나가 터지고 난 후 온 가족이 집에서 세 끼를 챙겨 먹으니 적어도 하루에 두세 번은 설거지를 하게 된다. 밥 차리는 것도 일이지만 치우는 것도 일. 더군다나 요리는 뭔가 창의적인 일에 가깝다면 설거지는 그냥 소모적인 일로만 느껴진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안 하고 싶은... 미루고 싶은 일인 것 같다. 물론 식기 세척기가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나는 식기 세척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식기 세척기가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식기류가 적기 때문에.....식기류를 쓴 후 바로 씻어 놓지 않으면 다음 식사 때 쓸 식기류가 없다... 그러니 식기 세척기가 가득 채워지기를 기다릴 수도 없고, 채워지지 않은 채로 돌리자니 전기세가 아까워 잘 쓰지 않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때 그때 설거지가 나오는 대로 빨리.. 더보기
책 이야기
- 마라토너가 아닌 사람을 위한 마라톤 책 나는 달리기가 싫다. 곧 도착할 버스를 놓치지 않고 타기 위해, 또는 약속에 늦어 바삐 움직일 때를 제외하고는 여간 뛰지 않는다.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갈 때도 트레드밀을 이용한 적은 거의 없다. 어쩌다 유산소 운동을 꼭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트레드밀에 올라가더라고 10분을 못 버티고 내려온다. 너무 지루해서.... 물론 재미있는 영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조금 더 버틸 수는 있겠지만 그냥... 별로 당기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달리기'란 '교복'같은 존재라고 해야 하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다시는 입지 않는, 또 입을 일도 없는.. 체육시간에 시키니깐 달리고, 가끔 체육 대회 때 이어달리기 선수로 뽑히면 어쩔 수 없이 달리고.... 달리기가 특출 나게 빠른 것도 아닌데.. 100미터 달.. 더보기
- 에이트-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에이트의 작가 이지성은 책의 첫머리에서 '지금 우리는 '불타는 갑판'위에 서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배가 불에 타서 침몰하고 있는데 어떤 이는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어떤 이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멍하니 서 있다고.....그리고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묻는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른 채 가만히 있다가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할 것인지, 아니면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억혁명이라는 바다로 뛰어들 것인지....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배신감'이었다. 하버드.스탠퍼드.예일 같은 세계 최고의 대학들이 자신들을 최고로 만들어 준 비결인 '강의'를 인터넷에 공개한 진짜 속내. 교육의 민주화를 꿈꾼다라고 아름다운 이유를 말했지만 사실 강.. 더보기
- 코로나 이후의 세계_교육의 미래 반 강제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을 다시 꺼내보게 되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책장에 두고 두고 보고 싶은 책들을 하나 둘 모아가는 것이 소소한 나의 취미이지만, 시간이 없을 때, 여유가 없을 때, 가장 먼저 놓는 일이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집에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2시간 정도 방해받지 않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잘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라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볼 수 있는 책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으로 새로운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직감할 것이다. 어떠한 미래가 올 것인지, 그리고 그 불확실한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될 것 같은 기분에 제이슨 솅커의 을 읽어보았다. 제이슨 솅커.. 더보기
배움 이야기
- Neat Freak은 무슨 뜻? 나는 'neat freak'이다. 집 안의 물건들이 내가 정해 놓은 장소를 벗어나 있으면 마음이 굉장히 불편하다. 소파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쿠션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볼 때...번호대로 예쁘게 꽂아둔 아이들 전집들이 책꽂이 이곳 저곳에 마구 꽂혀 있는 모습을 볼 때면....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정신이 어수선해져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을 할 수 없다.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으면 책상 정리하느라 시간 다 보내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래서 마트에 가면 습관처럼 수납함과 정리함들이 모여 있는 섹션을 꼭 한번 둘러보는데 얼마 전 들른 가게에서 재미있는 회사 이름이 눈에 띄었다. Neatfreak! 여기서 'neat'은 '단정한'이라는 뜻의 .. 더보기
- [미드 영어] 4.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영어로? 우울증으로 그룹 상담 치료를 정기적으로 받는 페넬로페. 그러던 어느 날 불안 발작이 시작되고, 상담 치료에서 그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들이 엄마의 상태를 전혀 모르다는 사실에 그룹 상담 치료 멤버들이 모두 놀란다. 아직 아가들인데... 놀라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엄마. 이미 다 큰 아이들을 '아가'라고 여기는 페넬로페를 본 멤버들의 비꼬는 듯한 말이 웃긴다. 엄마의 눈에는 다 큰 자식도 여전히 보호하고 아껴줘야 할 어린아이로만 보이나 보다. 하긴.. 나도 이제 어엿이 초등학생이 된 우리 막내를 아직도 입버릇처럼 '베이비'라고 부른다. 한국어 테라피스티: 엄마가 우울증이랑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걸 아이들이 모르나요? 페넬로페: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요. 아가들인데..... 멤버: 아 맞다, .. 더보기
- [미드 영어] 3.기적을 보기 전에 끈을 놓치마. 영어로? 공황 장애를 겪고 있는 싱글맘 페넬로페. 불안 발작이 또 나타나자 슈나이더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바로 달려온 슈나이더의 따뜻한 말 한마디. 마음이 아플 때 옆에서 이런 말을 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소중한 가족과 친구에게, 또는 나 자신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외워서 마음에 꼭꼭 담아 두고 싶은 대화이다. 한국어 이것만 기억해. 지금 너가 힘들게 애쓰고 있는 모든 것들, 나중에 보상 받을 거야. 기적을 보기 전에 끈을 놓치마. 내가 네 곁에 있잖아. 영어 All right, now just remember. All this hard work, everything you're juggling right now, it's leading to great things. Don't quit be.. 더보기
- [미드 영어] 1. '내가 쓴 게 아닌데...' 영어로? 미국에 살다보면 한번쯤은 겪어 봤을 것이다. 내 은행 계좌에서 아주 작은 금액이 빠져나간 경험...... 보통 카드 내역서를 신경써서 들여다 보지 않으면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모른 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도 누군가 내 신용 카드를 쓴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아 차리고 바로 카드를 없앴던 기억이 있다. 대부분 처음에는 큰 돈이 빠지지 않는다. 이 스캠 아티스트들은(Scam Artist ; 사기꾼을 뜻하는 속어. 사기꾼에게 붙이기엔 아티스트란 단어가 아까운 느낌....) 처음에 아주 작은 금액으로 카드가 되는지 시험해 보고 점차 큰 금액을 시도하는 수법을 쓴다. 에서 페넬로페가 아들 알렉스에게 카드 내역서를 보여주다가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한국어 페네로페: 내 카드 명세서를 봐봐. 정확.. 더보기